블레즈 파스칼
블레즈 파스칼

“혼자 있는 용기, 인간을 깊게 만든 철학자들의 사유”

1. 고독, 두려움이 아닌 철학적 출발점

"인간의 모든 불행은 혼자 조용히 있을 수 없다는 데서 비롯된다." – 블레즈 파스칼

17세기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파스칼은 고독을 '불행의 기원'이 아니라, 그 '부재'를 인류의 불행으로 보았습니다. 파스칼에게 고독은 단순한 외로움이 아니라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 즉 내면의 우주와의 대화였습니다. 그는 인간이 끊임없이 외부 자극을 좇으며 불안을 잊으려 하지만, 진정한 지혜는 혼자 있는 시간 속에서 깨어난다고 보았습니다.

오늘날에도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로 가득 찬 일상에서 파스칼의 통찰은 더욱 절실히 다가옵니다.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 정보에 중독되고, 침묵을 참지 못해 끊임없이 무언가를 소비하는 현대인에게 고독은 오히려 해방이자 치유의 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

2. 쇼펜하우어와 니체 – 고독 속의 창조성

쇼펜하우어 (사진 출처:Unsplash 의 The National Library of Norway)
쇼펜하우어 (사진 출처:Unsplash 의 The National Library of Norway)


19세기 독일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이렇게 말합니다.

"고독은 위대한 정신의 운명이다."

그는 타인의 시선과 소음에서 벗어난 '자발적 고독'만이 인간을 철학과 예술의 세계로 이끈다고 믿었습니다. 쇼펜하우어에게 고독은 고통이 아니라 지성의 해방구였습니다. 이는 프리드리히 니체에게로 이어집니다.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초인'의 조건으로 고독을 제시합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프리드리히 니체(사진 출처:www.istockphoto.com)
프리드리히 니체(사진 출처:www.istockphoto.com)


"당신이 혼자일 수 없다면,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니체에게 고독은 자신을 단련시키는 수련장이며, 진리를 외치는 고요한 공간입니다. 세상의 상식에서 벗어나 진실을 직면하고자 하는 이들은 반드시 외로움과 마주해야 한다는 그의 철학은 지금도 혁명적입니다.

3. 루쉰 – 침묵의 고독에서 태어난 목소리
20세기 중국의 사상가이자 작가 루쉰은 혼자의 시간을 통해 민족의 고통을 목격하고 기록했습니다. 그는 고독을 통해 대중 속에서 맹목적으로 사는 인간들을 꿰뚫었고, 그들의 깨어남을 위해 자신의 내면의 외침을 문장으로 남겼습니다.

루쉰
루쉰 (사진 출처 : 네이버 블로그)


루쉰은 말합니다:

"진정한 고독은, 혼자인 줄 알면서도 계속 말을 거는 것이다."

그에게 고독은 사회를 향한 분노이자, 침묵에 대한 저항이었습니다. 그는 수많은 글 속에서 ‘고독한 지식인의 책무’를 주장하며, 불편한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길러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이러한 고독은 자폐가 아닌 능동적인 성찰과 행동의 기초였습니다.

4. 현대 사회와 고독의 재해석

21세기 들어 '고독사', '혼밥', '혼행' 등 고독을 둘러싼 담론은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팬데믹 이후 비자발적인 고립은 분명 사회적 문제로 여겨졌지만, 동시에 ‘혼자 있기’의 필요성과 가치도 재조명되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심리학자와 철학자들은 이제 고독을 '회피할 대상'이 아니라 '선택할 수 있는 힘'으로 여깁니다. 특히 디지털 기술로 인간관계가 얇고 넓게 퍼져 있는 시대에, 진정한 자기 성찰은 고독 속에서만 가능하다는 주장이 다시 부상하고 있습니다.

하버드대학교의 ‘행복 연구’에서도 밝혀졌듯, 진정한 인간의 만족은 외부 관계의 수가 아니라 깊이에 달려 있으며, 그 깊이를 만들어가는 출발점은 고독 속의 자기 이해에 있습니다.

다음 편 예고
[인간의 삶을 깊게 하는 인문학, 철학 시리즈 제8편]
“죽음에 대한 철학 – 하이데거, 토마스 모어, 에픽테토스가 말하는 죽음 너머의 삶”
삶을 더욱 충만하게 만들기 위한 철학자들의 '죽음의 사유'를 깊이 있게 다룰 예정입니다.

출처
블레즈 파스칼, 『팡세』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인생론』
프리드리히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루쉰, 『아Q정전』 및 『광인일기』
하버드 성인발달연구(Harvard Study of Adult Development),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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