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토마스 모어 (이미지 출처: june.meson.kr)
성 토마스 모어 (이미지 출처: june.meson.kr)

“양심과 권력의 충돌 – 성 토마스 모어의 진리 수호기”

 
국가의 충성과 신앙의 양심 사이에서 갈등하는 현대인에게, 성 토마스 모어는 하나의 이정표와도 같은 존재입니다. 법률가이자 정치가, 그리고 탁월한 지식인이었던 그는 자신의 신념을 위해 왕권에 맞서며 목숨까지도 내놓았습니다. 오늘 우리는 ‘폭풍 속의 양심’이라는 표현에 걸맞은 그의 삶과 순교, 그리고 오늘날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따라가 봅니다.

 
1. 시대의 격랑 속에 선 인물

 
16세기 영국은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습니다. 종교개혁의 불씨가 퍼지기 시작했고, 헨리 8세는 로마 교황청과의 결별을 선언하며 영국 국교회를 세웠습니다. 성 토마스 모어는 이런 변화 속에서 왕의 신임을 받는 고위 관료였으며, 1529년에는 대법관(Lord Chancellor)까지 맡으며 권력의 핵심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단지 정치인이 아닌, 깊은 신앙과 철학적 사유를 가진 인문주의자였습니다. 그가 쓴 『유토피아』는 단순한 공상 사회를 그린 것이 아니라, 현실 세계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신앙적 이상을 담은 작품이었습니다. 그에게 있어서 권력은 궁극적 목적이 아니었습니다. 양심과 진리가 더 높은 가치를 지닌다고 믿었습니다.

 
2. 왕을 위한 충성 vs. 하느님께 대한 충성


모어가 직면한 최대의 갈등은, 헨리 8세의 이혼 문제에서 비롯됩니다. 왕은 자신의 왕비 캐서린과의 결혼을 무효로 하고, 새로운 왕비 앤 불린과 결혼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로마 교황청은 이를 승인하지 않았고, 왕은 이에 반발해 스스로 영국 교회의 수장이라고 선언합니다.

왕의 요구는 단순했습니다. "왕이 교회의 수장임을 인정하라."
하지만 모어는 이를 끝까지 거부했습니다. 그에게 있어 교회의 머리는 오직 그리스도뿐이며, 교황청과의 일치는 신앙의 핵심이었습니다. 그는 "나는 국왕께는 충성되나, 하느님께는 먼저 충성한다(I die the King’s faithful servant, but God’s first)"는 말로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이러한 거부는 그의 관직 박탈, 재산 몰수, 그리고 긴 투옥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는 런던탑에 갇힌 채로도 기도와 묵상을 멈추지 않았으며, 타협 없는 양심을 지켰습니다.

 
3. 죽음을 선택한 신념 – 성인의 최후

 
1535년 7월 6일, 모어는 반역죄로 처형당합니다. 그는 단두대에 오르며 "나는 왕의 충실한 신하이나, 먼저 하느님의 신하입니다"라는 말을 남깁니다. 처형 직전까지도 유머를 잃지 않았다는 그의 자세는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는 단순히 정권에 반대한 정치인이 아닌, 자신의 내면의 진리와 신앙에 충실했던 인물이었습니다.

모어의 순교는 단지 한 시대의 사건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1935년, 교황 비오 11세에 의해 시성되었고, 2000년에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정치인의 수호성인으로 선언되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이제도 양심의 상징으로 불립니다.

 
4. 오늘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성 토마스 모어의 삶은 단지 신앙적인 영웅담이 아닙니다. 오늘날 우리도 여러 형태의 갈등 속에 놓여 있습니다.

● 직장과 신념이 충돌할 때
● 다수의 의견과 자신의 양심이 다를 때
● 권위와 진리 사이에서 판단을 내려야 할 때
그럴 때, 우리는 무엇을 선택할 수 있을까요?
모어는 우리에게 말합니다.
“진리는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양심은 거래의 대상이 아니다.”

그는 권력을 위해 신앙을 포기하지 않았고, 생명을 잃더라도 진리 안에서 자유로웠습니다. 이 정신은 오늘날에도 수많은 리더와 일반인들에게 깊은 영감을 줍니다.


5. 우리가 본받아야 할 신앙인의 자세

 
성 토마스 모어는 단호한 인물이었지만, 그 안에는 겸손과 유머, 그리고 기도가 있었습니다. 그는 싸우는 방식도 품위 있게 했고, 증오가 아닌 사랑으로 말했습니다. 그가 보여준 참된 그리스도인의 모습은 다음과 같은 요소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 양심에 따라 판단하는 용기
● 권력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신앙
● 감정이 아닌 이성에 근거한 결정
● 타인을 비난하지 않고 품는 자세
●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믿음

 
마치며: 오늘, 나의 양심은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가?

 
성 토마스 모어의 생애는 하나의 물음을 던집니다.
"나는 무엇을 위해 타협하고, 무엇을 위해 싸우고 있는가?"
신앙인이든 아니든, 진리를 향한 그의 고뇌와 선택은 시대를 넘어 울림을 줍니다. 세상이 흔들릴 때, 그의 삶은 방향을 잃지 않도록 우리를 붙잡아 줍니다.
오늘의 혼란한 세상 속에서, 우리도 “양심의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다음 편 예고
[성인의 숨결, 오늘을 이끌다 시리즈 ⑦]
“칼 대신 십자가를 든 용기 – 성 오스카 로메로 대주교의 순교와 정의”

출처
『유토피아』, 성 토마스 모어 저
교황청 공식 성인 소개 페이지 (Vatican.va)
EWTN Catholic Encyclo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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