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 서시 중에서
윤동주 – 서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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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은 마음을 어루만지는 예술입니다. 문장의 힘은 때로 말보다 크고, 시인의 한 줄 고백이 독자의 삶 전체를 바꾸기도 하죠. 우리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한 편의 시, 한 편의 수필, 한 편의 소설을 통해 삶의 결을 다시 느끼고, 멈춰 선 시간 속에서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습니다.


오늘 여러분께 소개할 작품들은 바로 그런 감정을 선사하는 문학들입니다. 마음 깊은 곳을 건드리며 오래도록 울림을 남기는 세 편의 작품을 함께 감상해보시죠.

윤동주 – 서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해설과 감상
윤동주의 대표작이자 유작인 이 시는, 시인이 ‘죽는 날까지’ 지키고자 했던 양심과 순결의 언어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 시는 일제강점기라는 비극적 역사 속에서 시인이 느꼈던 내적 고통과 인간으로서의 순수한 신념을 드러냅니다. 특히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는 구절은 극도로 예민한 도덕적 자의식과 타락에 대한 두려움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서시'는 단순한 애국시를 넘어, 인간 존재의 태도에 대한 깊은 사색을 담은 시입니다. 윤동주는 ‘부끄러움이 없는 삶’을 갈망하면서, 자신의 시와 삶이 언제나 '하늘'과 '별', 즉 순수한 이상을 향해 있기를 원했습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이 시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경쟁과 속도에 치여 자기 자신을 잊고 사는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부끄러움이 없는 삶’은 여전히 큰 화두가 됩니다.

이청준 – 소리의 빛깔 (수필집 중)
이청준 작가의 수필 <소리의 빛깔>은 다소 낯설지만 특별한 감각, ‘소리’에 대해 사유하게 만듭니다. 이 수필은 청각을 잃은 아버지를 둔 작가의 자전적 체험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소리 없는 세계가 인간의 관계, 기억, 감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정교하게 풀어냅니다.

해설과 감상
작가는 소리가 단순히 물리적 진동이 아니라, 인간의 삶과 마음을 이어주는 중요한 매개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아버지가 청력을 잃은 후에도 ‘말을 놓치지 않으려는’ 그 모습에서 인간이 어떻게 소리의 빈자리를 메워가는지를 보여줍니다. 눈빛, 표정, 침묵, 손짓은 이제 언어 이상의 것이 됩니다.

이 수필의 탁월한 점은 바로 '결핍'을 통해 더 풍요로운 감각의 세계로 인도한다는 데 있습니다. 소리를 잃었지만, 오히려 그 자리에 더 섬세한 감정과 인간애가 스며드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진정한 소통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됩니다.

빠르고 시끄러운 정보의 소음 속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이 수필은, ‘소리를 들을 줄 아는 귀’보다 ‘침묵을 듣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듯합니다.

이태준 – 복덕방
이태준의 <복덕방>은 일제강점기 말기 조선의 몰락한 중인 계층의 모습을 그린 소설로, 단순한 부동산 거래소가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 군상의 축소판으로 기능합니다. 주인공 김 서방은 한때 학문을 중히 여겼던 선비였지만, 시대 변화 속에서 복덕방을 운영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인물입니다.

해설과 감상
작품은 배경이 되는 공간을 통해 시대의 변화를 그립니다. 복덕방이라는 공간에는 다양한 인물이 드나들며 각자의 사정과 욕망을 토로합니다. 돈이 인간관계를 규정하고, 도덕과 신념보다는 생존이 우선이 된 현실. 이태준은 그러한 인간 군상들을 냉철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냅니다.

김 서방은 겉으로는 비굴하게 살아가는 듯 보이지만, 내면에는 여전히 선비의 도리를 간직한 인물입니다. 그는 시대에 순응하며 살아가면서도, 결국 마지막에는 자신의 자존심과 신념을 지키려 애씁니다. 이태준은 이 인물을 통해 '시대가 사람을 어떻게 바꾸는가', '그 안에서 인간으로 살아남는 방법은 무엇인가'를 묻고 있습니다.

오늘날의 시점에서 이 소설을 다시 읽으면, 변화에 휘둘리는 우리의 삶과 그 안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를 되새기게 됩니다.

마무리하며 – 문학이 우리에게 주는 것
오늘 소개한 세 편의 문학작품은 모두 서로 다른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공통된 울림을 줍니다.
윤동주는 부끄러움 없는 삶을 위해 고뇌했고,
이청준은 결핍 속에서 더 깊은 감정을 들여다보았으며,
이태준은 무너지는 시대 속에서도 인간적인 온기를 지키고자 했습니다.

문학은 단지 감정의 소비를 넘어, 삶을 성찰하고 인간을 이해하는 도구입니다. 하루 중 단 10분이라도 문학과 함께 한다면, 우리는 조금 더 따뜻하고 단단한 사람이 되어 있을 겁니다.

다음 산책에서도 당신의 마음을 울리는 문학 한 편, 함께 나누겠습니다.

참고 자료 및 출처
윤동주, 「서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정음사, 1948.
이청준, 「소리의 빛깔」, 『당신들의 천국』 부록 수필 및 산문집, 문학과지성사.
이태준, 「복덕방」, 『이태준 단편선』, 창비, 2003.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의 하루에 문학의 향기가 머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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