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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과 저항의 시인 김수영 – 시대와 싸운 언어의 기록”

김수영 시인 생전 모습 재현 (AI)
김수영 시인 생전 모습 재현 (AI)

1950~60년대, 한국 현대사의 가장 치열했던 시절.
그 속에서 시를 통해 시대와 정면으로 싸웠던 시인 김수영.
그의 언어는 단순한 문학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저항이며, 자유에 대한 비명,
무관심과 타협의 시대에 대한 가장 외로운 싸움의 기록이었습니다.

시인 김수영의 시 "풀"
시인 김수영의 시 "풀"


1. 치열했던 시대, 고독한 개인
김수영은 1921년 서울 출생으로, 일제강점기와 해방, 6.25 전쟁, 이승만 정권과 군사정권이라는 시대의 격변을 온몸으로 겪었습니다.
그의 시는 단순한 ‘서정시’가 아니었습니다. 김수영은 시를 통해 ‘존재의 진실’을 외쳤고, 사회와 체제, 인간의 내면 모두를 향해 날카롭게 반응했습니다. 1950년대 한국 시단의 주류였던 순수시, 서정시 흐름에서 완전히 벗어나, 사회 현실에 깊이 뿌리내린 시를 써 내려간 시인이 바로 김수영입니다.

그는 문학을 통해 사회에 참여하는 지성의 책임을 말했습니다. 침묵하지 않고, 끊임없이 묻고, 흔들리는 존재로서 진실을 증명하는 것. 그것이 김수영 시인의 문학적 윤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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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언어로 시대와 싸우다 – 김수영 시의 특징
김수영의 시는 당시로선 매우 파격적이고 급진적이었습니다.
그의 시적 세계는 다음과 같은 특성을 지닙니다:

자유에 대한 집요한 갈망
대표작 「풀」에서 보듯, 김수영은 “풀”이라는 사물을 통해 억압당한 개인의 의지를 은유합니다. “풀”은 눌리고 밟혀도 다시 일어서는 존재입니다.

“바람보다 더 빨리 눕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풀”
이 짧은 구절은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자유와 억압의 긴장을 절묘하게 표현합니다.

감정보다 사유의 언어
김수영의 시는 감성적인 아름다움보다는 사유와 논리의 날카로움이 빛납니다. 철학적 언어, 저항의 정치적 담론이 혼합된 그의 시는 당대 문단과 비평계에도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비평과 자기 고백의 경계 허물기
그는 시 속에서 자신을 고백하기도 하고, 당대 시인들과 문학계를 향한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예술이 단절된 세계가 아니라 구체적 삶과 맞닿아야 한다는 신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3. "시여, 침을 뱉어라" – 시대의 억압을 향한 선언
김수영은 “시는 침을 뱉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시는 아름다움을 읊는 것이 아니라, 불의 앞에 분노하고, 가면을 벗기는 행위여야 한다는 것이죠.
그의 시 「폭포」에서는 이런 표현이 나옵니다.

"나는 오직 한 가지 일에만 전력을 다하고 있는 / 그것은 곧 바람을 가르고 /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르고 또 흘러가는 것뿐이다"

이 말은 비단 자연현상의 기술이 아니라, 시대적 억압 속에서도 자기 길을 고집하는 정신의 흐름을 상징합니다.

김수영에게 시는 무기였고, 신앙이었고, 생존 방식이었습니다. 당시 독재정권의 언론 탄압, 문학의 외면, 그리고 스스로의 절망과 무력감 속에서 그가 끝까지 붙잡은 것은 시였습니다.

 

봄날, 문학이 건네는 위로 – 윤동주·피천득·한강 작품 속 마음 치유의 순간들

따뜻한 바람이 스며드는 봄, 길가에 피어난 꽃 한 송이에도 마음이 흔들리는 계절입니다. 봄은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게 만들며, 지나간 시간을 조용히 돌아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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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문학의 정치성과 존재의 울림
김수영의 시는 단순한 저항만이 아닙니다.
그 안에는 개인의 고독, 존재론적 불안, 사랑에 대한 갈망이 복합적으로 들어 있습니다.

그의 시 「사랑의 변주곡」,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등은 개인적 감정의 분열과 시대적 억압이 어떻게 중첩되는지를 보여주는 탁월한 예입니다.

또한 그는 자기비판적인 시도 끊임없이 했습니다.
자신이 “무력한 지식인”에 불과하다는 고백을 수없이 남기며, 작가 스스로의 모순을 외면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김수영은 문학이 가진 ‘정치성’과 ‘존재의 울림’을 동시에 끌어안았던 시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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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김수영의 죽음과 그 이후
김수영은 1968년, 교통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당시 나이 47세. 그는 끝내 자신이 꿈꾸던 완전한 자유와 혁명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죽음 이후, 김수영의 시는 다시 조명받기 시작했습니다.
1970~80년대 민주화운동의 상징이 되었고, 수많은 젊은이들이 그의 시를 통해 삶의 윤리와 지식인의 태도를 배웠습니다.

그가 남긴 시집 『달나라의 장난』, 『거대한 뿌리』는 오늘날까지도 자유와 비판정신의 교과서로 읽히고 있습니다.

6. 우리가 김수영을 다시 읽는 이유
오늘의 시대에도 김수영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그는 “말”이 죽은 시대에 다시 말하게 만든 사람이며,
“생각”이 금기시되던 시절에도 생각하는 법을 가르쳐준 시인이었습니다.

그의 시는 여전히 치열하고 고독한 인간의 존재를 담아냅니다.
자기검열에 무뎌지고, 사회문제에 무관심해지는 오늘, 우리는 김수영의 시에서 다시 문학의 뜨거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다음 편 예고
[훌륭한 문학인의 삶을 찾아서 ⑦]
“이름 없는 이들의 언어 – 박노해 시인의 삶과 저항”
사람 냄새나는 시, 세상을 바꾸는 언어.
노동과 혁명을 노래한 박노해 시인을 통해 시와 행동이 일치하는 삶의 의미를 조명해봅니다.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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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및 참고자료
『김수영 전집』, 민음사
황광우, 『김수영을 위하여』
김현, 『행동하는 시인 김수영』
한국문학평론가협회 자료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소 비평 세미나 정리본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제 다른 글 소개

 

[생활정보 제18편] 숨은 먼지가 건강과 전기료에 미치는 영향 – 가전 기기 청소 꿀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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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제작자의 경험과 참고자료 발췌 편집, 이미지 자체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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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압받는 민중의 목소리가 된 대주교, 정의를 위한 십자가를 지다

성 오스카 로메로 대주교 생전 모습 재현(AI)
성 오스카 로메로 대주교 생전 모습 재현(AI)

 1. 시대의 불의 속에서 깨어난 양심
20세기 중반, 엘살바도르는 극심한 빈부격차와 정치적 탄압으로 신음하던 땅이었다. 부유한 소수의 지배계층은 군사력과 부패한 정치 구조로 권력을 유지했고, 가난한 농민과 노동자들은 폭력과 억압 속에서 삶을 연명해야 했다. 이러한 사회적 불의 속에서 한 대주교가 일어섰다. 바로 성 오스카 아르눌포 로메로(Oscar Arnulfo Romero).

1917년 엘살바도르 시우닷 바리오스에서 태어난 그는 전통적인 신학 교육을 받고 1942년 사제로 서품되었다. 로메로는 초기에는 신학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을 보였고, 정치와 거리를 두려는 태도를 유지했다. 그러나 그는 시대의 아픔과 억압 속에서 점차 ‘침묵하지 않는 양심’으로 깨어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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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살해당한 친구, 정의의 불을 지피다
로메로의 인생을 바꾼 결정적 사건은 예수회 신부 루틸리오 그란데의 암살이었다. 가난한 농민들을 위해 헌신하던 그란데 신부는 1977년, 무장 민병대에 의해 공개적으로 살해당했다. 이 충격은 로메로에게 각성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친구의 장례미사에서 다음과 같이 설교했다.

“그는 하느님의 말씀을 전했기에 죽었다. 우리가 그 진리를 외면하는 순간, 우리 역시 살인을 묵인하는 것이다.”

이후 로메로는 더 이상 침묵하지 않았다. 그는 일요일 라디오 미사를 통해 전국에 메시지를 전했으며, 정부의 인권 탄압과 군부의 폭력, 고문, 실종사건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가난한 이들의 대주교가 된 그는, 단상에서 끊임없이 외쳤다.

3. “군인들이여, 하느님의 이름으로 명령한다”
1980년 3월 23일, 로메로는 역사적인 설교를 한다. 그는 군인들에게 직접적으로 말한다.

“하느님의 백성을 향한 학살 명령은 따르지 마십시오. 군인들이여, 하느님의 이름으로 명령합니다. 그 부당한 명령을 중단하십시오!”

이 발언은 사실상 군부정권에 대한 공개 도전이었으며, 그의 죽음을 예고하는 선언과 같았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1980년 3월 24일. 로메로 대주교는 산살바도르의 ‘신의 섬김의 소녀들’ 병원 경당에서 미사를 집전하던 중 저격병에 의해 암살당했다. 그의 피는 제대 위에서 흘렀고, 엘살바도르 국민들의 가슴에 정의의 불씨가 점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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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죽은 자가 아니라, 깨어난 자가 되다
로메로의 암살은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겼다. 하지만 그 죽음은 오히려 수많은 이들에게 신앙과 정의의 결합, 침묵하지 않는 신앙인의 본보기를 심어주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의 삶과 죽음을 강하게 조명했고, 마침내 2018년 10월 14일, 로마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성인으로 시성되었다.

교황은 그를 두고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교회의 표지이며, 시대를 향한 양심의 목소리”라고 평했다. 그는 단지 엘살바도르의 순교자가 아니라, 전 세계 교회가 ‘사회 정의’와 ‘가난한 이들 편에 서는 것’이 복음의 본질임을 기억하게 만든 인물이었다.

 

[매일성경 깊은 묵상과 적용]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는 방식과 종말의 날 준비하기

하나님의 나라는 어디에 있을까요?사람들은 종종 외적인 변화나 눈에 보이는 징조를 통해 그것을 찾고자 합니다.하지만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느니라.”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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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오늘의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
성 오스카 로메로는 말로서 정의를 말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칼에 맞서 십자가를 들었고, 두려움 대신 예언자의 용기를 택했다.

그가 반복한 한 마디는 지금도 울림을 준다.

“진정한 교회는 가난한 자들의 편에 서야 한다.”

이 말은 단지 정치적 선언이 아니다. 그것은 하느님의 사랑이 가난한 자 안에 있으며, 그 사랑은 반드시 행동으로 드러나야 한다는 신앙의 진실이다. 그가 설파한 사랑과 정의는 지금도 폭력과 억압 속에 신음하는 이들에게 희망이 된다.

그는 단지 죽은 순교자가 아니라, 살아있는 복음 그 자체였다.

마무리 – 고요한 혁명가, 하느님의 정의를 외친 이
성 오스카 로메로는 비명을 지르지 않았다. 그는 단지 고요하게, 그러나 단호하게 하느님의 뜻을 외쳤다.
그의 피로 적신 제대는 오늘도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지금 누구의 편에 서 있는가?”

다음 편 예고
[성인의 숨결, 오늘을 이끌다 시리즈 ⑧]
“절망 속의 희망 – 성 요셉 베네딕토 코토렐리오의 장애와 영적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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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Vatican News, "Canonization of Saint Oscar Romero", 2018
Catholic News Agency – Biography of St. Oscar Romero
Romero Trust (http://www.romerotrust.org.uk)
프란치스코 교황 시성 교서, 2018년 10월
"Voice of the Voiceless" by María López Vigil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제 다른 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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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제작자의 경험과 참고자료 발췌 편집, 이미지 자체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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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은 존재하는가 – 철학과 과학이 다시 보는 ‘시간’의 본질”

시간과 공간을 형상화(AI)
시간과 공간을 형상화(AI)

1. 우리는 ‘지금’을 살고 있는가?
시간은 누구에게나 익숙한 개념입니다. 시계를 보면 시간은 흘러갑니다. 과거는 기억 속에, 미래는 예측 속에 존재합니다. 하지만 ‘지금’이라는 순간은 어떨까요? 우리가 '현재'라고 느끼는 이 순간은 과연 존재하는 걸까요? 아니면 시간은 그저 인간의 인식 속에서만 존재하는 허상일까요?

이 질문은 철학자와 물리학자 모두를 매혹시켜온 주제입니다. 특히 하이데거는 존재와 시간의 문제를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을 파고들었고, 현대 양자물리학은 시간이라는 개념 자체에 의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철학과 과학이 어떻게 '지금'이라는 순간을 바라보는지를 깊이 탐구해보겠습니다.

2. 하이데거의 철학 – ‘시간’은 존재의 방식이다
마르틴 하이데거는 『존재와 시간』에서 시간을 단순한 흐름이 아닌, 존재 방식이라고 규정했습니다. 그는 인간 존재를 'Dasein(현존재)'라 부르며, 이 존재는 과거-현재-미래를 동시에 품은 존재라고 보았습니다.

하이데거가 본 ‘현재’란?
하이데거에게 ‘현재’는 그 자체로 독립적인 실재가 아니라, 미래를 향한 계획과 과거의 기억 속에서 의미화된 하나의 지점입니다. 인간은 끊임없이 ‘다가올 미래’를 계획하며, 과거를 반성하는 존재입니다. 즉, 현재는 과거와 미래를 가로지르는 해석의 장일 뿐,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존재의 시간성과 ‘죽음’의 의미
하이데거 철학에서 인간의 시간 인식은 결국 ‘죽음을 향한 존재’에서 비롯됩니다. 인간은 유한한 존재이기에, 시간이 소중하며 현재를 의식적으로 살아가는 존재로 거듭납니다. 따라서 시간은 인간 존재에 필수적인 구조로, 시간의식이 없다면 인간다움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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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양자물리학의 충격 – ‘지금’이 없다?
과학은 시간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요? 고전물리학에서는 시간이 절대적이고 균일하게 흐른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현대 물리학, 특히 양자역학과 상대성 이론은 기존의 시간 개념을 완전히 뒤엎었습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시간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것입니다. 예를 들어, 빠르게 움직이는 우주선에서는 시간이 느리게 흐르고, 중력이 강한 곳에서도 시간의 흐름이 달라집니다. 이는 ‘동시성’이라는 개념 자체가 절대적이지 않다는 뜻입니다. 누군가의 ‘지금’은 다른 이의 ‘지금’과 다를 수 있습니다.

양자역학과 시간의 붕괴
양자물리학에서는 더욱 급진적인 주장이 나옵니다. 일부 해석에서는 우주의 근본적인 수준에서는 시간 자체가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고 봅니다. 물리학자 카를로 로벨리(Carlo Rovelli)는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There is No Time)』라는 책에서 시간은 인간 인식의 편리한 틀일 뿐, 우주의 기본 법칙 속에는 없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하이데거의 존재론적 시간 개념과 놀라운 유사성을 보입니다. 시간은 우리가 삶을 해석하기 위해 만들어낸 개념일 뿐, 우주의 본질적인 실재는 아니라는 것이죠.

4. 시간은 흐르는가, 혹은 ‘존재’하는가?
철학과 과학은 서로 다른 언어로 말하지만, 공통적으로 다음과 같은 통찰에 다다릅니다.

● 시간은 실체라기보다 관계이자 인식이다.
● ‘현재’는 절대적인 점이 아니라 경험과 의미의 연속선상에 있다.
● 과거-현재-미래는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 연결된 의식의 구조다.
시간이 흐른다고 느끼는 것은, 사실상 우리가 기억을 하고, 미래를 상상하기 때문입니다. 기억과 기대가 없으면 ‘현재’는 정지된 개념에 지나지 않으며, 우리는 시간의 흐름조차 인지할 수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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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담론』 깊이 읽기] 관계에서 시작되는 인문학의 길

삶을 관통하는 언어, 사람을 연결하는 말, 관계에서 피어나는 지혜. 신영복 선생의 『담론』은 단순한 인문 에세이가 아닙니다. 그것은 인간과 세계를 이해하려는 치열한 성찰이자, 관계의 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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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일상의 질문으로 돌아오기 –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 모든 논의를 종합하면, 우리는 ‘시간’이 아닌 **‘삶의 방식’**에 집중해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릅니다. 시간이 실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과학의 주장, 현재가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철학의 분석 모두 우리에게 이렇게 속삭입니다.

“지금이라는 순간을 인식하고, 선택하며, 살아가는 것은 결국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

우리는 과거에 사로잡혀 있을 수도 있고, 미래에만 집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순간이 우리의 의식과 존재로 의미화되고 있는 중이라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인식하고 살아가는지가 곧 삶의 깊이를 결정짓는 열쇠입니다.

6. 맺으며 – 시간은 없지만, 삶은 있다
‘시간’이 실재하지 않는다는 말은 ‘지금 이 순간’이 더욱 소중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과학과 철학의 지평을 넘나들며, 우리는 결국 이 질문 앞에 서게 됩니다.

“당신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습니까?”

다음 편 예고
[삶을 깊게 하는 인문학, 철학 제12편]
“감정은 나인가? – 데카르트와 신경과학이 말하는 자아의 감정 지도”
감정은 나를 드러내는 것인가, 아니면 나를 속이는 것인가? 철학과 뇌과학이 함께 그리는 자아와 감정의 경계를 다음 편에서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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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및 참고자료
마르틴 하이데거, 『존재와 시간』
카를로 로벨리,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상대성이론 관련 논문
이언 바버, 『과학과 종교』
BBC Future, “Is Time Real or Just an Illusion?”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제 다른 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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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제작자의 경험과 참고자료 발췌 편집, 이미지 자체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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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을 껴안은 문장 – 박완서 작가의 문학 세계 깊이 읽기”

박완서 작가 생전 모습 재현(AI)
박완서 작가 생전 모습 재현(AI)

1. 들어가며: 일상의 언어로 써내려간 깊은 내면의 기록

박완서(1931~2011)는 한국 현대문학사에서 여성의 삶과 전쟁의 상처, 일상의 고통과 아름다움을 정제된 언어로 그려낸 작가입니다. 그녀의 작품은 특별한 문학적 기교보다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생활의 언어’로 직조되며, 독자에게 조용한 울림을 전합니다.

전쟁, 가족, 여성, 죽음, 그리고 인간 내면의 깊이를 관통하는 그녀의 문학 세계는, 시대와 사회의 격랑 속에서도 인간다움을 지키려는 한 인간의 고뇌와 애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2. 작가의 생애: 분단의 그늘과 여성으로 살아낸 시간
박완서는 1931년 경기도 개풍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성장했습니다. 1950년, 서울대 국문과에 입학하였으나 한국전쟁 발발로 학업을 중단해야 했고, 그 전쟁은 오빠를 잃는 참혹한 비극을 그녀의 삶에 각인시켰습니다.

그녀는 40대에 이르러 문단에 데뷔한 늦깎이 작가입니다. 1970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나목』이 당선되며 본격적인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30여 년에 걸쳐 수많은 단편과 장편, 산문집을 발표하며 평단과 대중의 지지를 동시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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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주요 작품 세계: 전쟁과 상처, 그리고 여성의 말하기
① 『나목』 – 첫 소설에서 드러난 상실의 감정
『나목』은 전쟁 직후 미술계의 허위의식과 인간 관계의 이면을 탐색한 작품으로, 박완서 자신의 체험이 진하게 반영된 자전적 소설입니다. 냉정하면서도 고통을 껴안는 문장은 그녀의 작가적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②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 유년의 풍경과 시대의 그림자
이 회고록적 산문은 한국 현대사와 개인사의 절묘한 교차점을 보여줍니다. 순수했던 유년기와 조국 분단의 역사, 전쟁의 상흔이 어우러져 독자에게 가슴 저린 감동을 안깁니다.

③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 죽음을 마주한 고백의 글쓰기
딸을 먼저 떠나보낸 어머니의 시선으로, 인간의 깊은 슬픔과 회복을 그린 작품입니다. 이 책은 박완서 문학의 절정으로, 죽음조차 온전히 받아들이려는 생의 태도가 고요하게 녹아 있습니다.

4. 박완서 문학의 주요 테마
● 전쟁과 분단의 기억
박완서의 글에는 한국전쟁의 직접적인 상처가 반복적으로 등장합니다. 잃어버린 가족, 무너진 일상, 그리고 그로 인한 트라우마는 그녀의 글쓰기의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 여성의 자리에서 말하기
그녀는 전업주부로 살았던 자신과 이웃 여성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재현했습니다. 억압받는 여성, 모성과 아내로서의 역할, 세상 속에서 발언하는 여성의 존재는 박완서 문학의 뿌리 깊은 주제입니다.

● 일상의 비극과 희극
박완서의 문장은 어둡지만 결코 무겁지 않습니다. 통렬한 현실 속에도 유머를 잃지 않고, 가장 평범한 삶에서 가장 보편적인 감정을 끌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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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문체와 언어: 절제와 섬세함의 미학
박완서의 글은 간결하지만 깊습니다. 기교 없이, 마치 누군가에게 속삭이듯 말을 건넵니다. 일상어의 섬세한 활용, 감정의 절제된 표출,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에게 와 닿는 진실한 고백은 그녀만의 문학적 미덕입니다.

그녀는 말했습니다.
“나는 글을 쓸 때 제일 먼저 문장을 다듬습니다. 그것이 인격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는 그녀의 삶과 문학이 얼마나 일치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6. 박완서 문학의 유산
2021년, 박완서 작가 탄생 90주년을 맞아 문단과 독자들 사이에서 그녀의 문학이 다시금 재조명되었습니다. 그녀는 ‘여성 문학’이라는 이름을 넘어, ‘인간 문학’으로 자리잡았고, 지금도 많은 작가와 독자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또한 그녀의 글쓰기는 ‘말하기 어려운 감정’을 어떻게 언어화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자,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인간다움에 대한 기록입니다.

 

[마음을 울리는 시·수필·소설 ①] – 김남조의 낭비 없는 사랑, 이해인 수필과 김유정 동백꽃 감

◆ 오늘의 시: 김남조 "낭비 없는 사랑"우리는 자주 ‘사랑’이라는 단어를 쉽게 말하면서도, 그 무게를 온전히 지닌 적이 얼마나 될까 자문해 봅니다. 김남조 시인의 「낭비 없는 사랑」은 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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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마치며: 삶과 죽음, 그리고 다시 쓰는 일상
박완서의 문학은 독자에게 ‘사는 것’과 ‘사는 척하는 것’ 사이의 미묘한 경계를 자꾸만 묻습니다. 그녀의 작품을 읽다 보면, 어느덧 자신의 일상을 다시 바라보게 되고, 잊었던 감정들을 조심스럽게 꺼내보게 됩니다.

삶과 죽음을 껴안은 박완서의 언어는 지금도 조용히, 그러나 깊게 우리에게 말을 걸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말은 곧, 우리 자신을 들여다보는 거울이 됩니다.

다음 편 예고
[훌륭한 문학인의 삶을 찾아서 ⑥]
“고독과 저항의 시인 – 김수영의 언어와 시대의 대결”
→ 자유와 현실, 저항과 시, 김수영 시인의 삶을 통해 문학의 정치성과 존재의 울림을 탐색합니다.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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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및 출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박완서 저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박완서 저
한국문학번역원, 한국현대문학사 자료집
문학동네 인터뷰 및 작가 전집 해설글 인용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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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과 권력의 충돌 – 성 토마스 모어의 진리 수호기”

성 토마스 모어 모습 재현(AI)
성 토마스 모어 모습 재현(AI)

국가의 충성과 신앙의 양심 사이에서 갈등하는 현대인에게, 성 토마스 모어는 하나의 이정표와도 같은 존재입니다. 법률가이자 정치가, 그리고 탁월한 지식인이었던 그는 자신의 신념을 위해 왕권에 맞서며 목숨까지도 내놓았습니다. 오늘 우리는 ‘폭풍 속의 양심’이라는 표현에 걸맞은 그의 삶과 순교, 그리고 오늘날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따라가 봅니다.

 
1. 시대의 격랑 속에 선 인물

 
16세기 영국은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습니다. 종교개혁의 불씨가 퍼지기 시작했고, 헨리 8세는 로마 교황청과의 결별을 선언하며 영국 국교회를 세웠습니다. 성 토마스 모어는 이런 변화 속에서 왕의 신임을 받는 고위 관료였으며, 1529년에는 대법관(Lord Chancellor)까지 맡으며 권력의 핵심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단지 정치인이 아닌, 깊은 신앙과 철학적 사유를 가진 인문주의자였습니다. 그가 쓴 『유토피아』는 단순한 공상 사회를 그린 것이 아니라, 현실 세계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신앙적 이상을 담은 작품이었습니다. 그에게 있어서 권력은 궁극적 목적이 아니었습니다. 양심과 진리가 더 높은 가치를 지닌다고 믿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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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왕을 위한 충성 vs. 하느님께 대한 충성


모어가 직면한 최대의 갈등은, 헨리 8세의 이혼 문제에서 비롯됩니다. 왕은 자신의 왕비 캐서린과의 결혼을 무효로 하고, 새로운 왕비 앤 불린과 결혼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로마 교황청은 이를 승인하지 않았고, 왕은 이에 반발해 스스로 영국 교회의 수장이라고 선언합니다.

왕의 요구는 단순했습니다. "왕이 교회의 수장임을 인정하라."
하지만 모어는 이를 끝까지 거부했습니다. 그에게 있어 교회의 머리는 오직 그리스도뿐이며, 교황청과의 일치는 신앙의 핵심이었습니다. 그는 "나는 국왕께는 충성되나, 하느님께는 먼저 충성한다(I die the King’s faithful servant, but God’s first)"는 말로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이러한 거부는 그의 관직 박탈, 재산 몰수, 그리고 긴 투옥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는 런던탑에 갇힌 채로도 기도와 묵상을 멈추지 않았으며, 타협 없는 양심을 지켰습니다.

 
3. 죽음을 선택한 신념 – 성인의 최후

 
1535년 7월 6일, 모어는 반역죄로 처형당합니다. 그는 단두대에 오르며 "나는 왕의 충실한 신하이나, 먼저 하느님의 신하입니다"라는 말을 남깁니다. 처형 직전까지도 유머를 잃지 않았다는 그의 자세는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는 단순히 정권에 반대한 정치인이 아닌, 자신의 내면의 진리와 신앙에 충실했던 인물이었습니다.

모어의 순교는 단지 한 시대의 사건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1935년, 교황 비오 11세에 의해 시성되었고, 2000년에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정치인의 수호성인으로 선언되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이제도 양심의 상징으로 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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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오늘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성 토마스 모어의 삶은 단지 신앙적인 영웅담이 아닙니다. 오늘날 우리도 여러 형태의 갈등 속에 놓여 있습니다.

● 직장과 신념이 충돌할 때
● 다수의 의견과 자신의 양심이 다를 때
● 권위와 진리 사이에서 판단을 내려야 할 때
그럴 때, 우리는 무엇을 선택할 수 있을까요?
모어는 우리에게 말합니다.
“진리는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양심은 거래의 대상이 아니다.”

그는 권력을 위해 신앙을 포기하지 않았고, 생명을 잃더라도 진리 안에서 자유로웠습니다. 이 정신은 오늘날에도 수많은 리더와 일반인들에게 깊은 영감을 줍니다.


5. 우리가 본받아야 할 신앙인의 자세

 
성 토마스 모어는 단호한 인물이었지만, 그 안에는 겸손과 유머, 그리고 기도가 있었습니다. 그는 싸우는 방식도 품위 있게 했고, 증오가 아닌 사랑으로 말했습니다. 그가 보여준 참된 그리스도인의 모습은 다음과 같은 요소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 양심에 따라 판단하는 용기
● 권력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신앙
● 감정이 아닌 이성에 근거한 결정
● 타인을 비난하지 않고 품는 자세
●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믿음

 
마치며: 오늘, 나의 양심은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가?

 
성 토마스 모어의 생애는 하나의 물음을 던집니다.
"나는 무엇을 위해 타협하고, 무엇을 위해 싸우고 있는가?"
신앙인이든 아니든, 진리를 향한 그의 고뇌와 선택은 시대를 넘어 울림을 줍니다. 세상이 흔들릴 때, 그의 삶은 방향을 잃지 않도록 우리를 붙잡아 줍니다.
오늘의 혼란한 세상 속에서, 우리도 “양심의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다음 편 예고
[성인의 숨결, 오늘을 이끌다 시리즈 ⑦]
“칼 대신 십자가를 든 용기 – 성 오스카 로메로 대주교의 순교와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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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유토피아』, 성 토마스 모어 저
교황청 공식 성인 소개 페이지 (Vatican.va)
EWTN Catholic Encyclopedia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제 다른 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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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제작자의 경험과 참고자료 발췌 편집, 이미지 자체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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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나'를 만든다 – 흄과 뇌과학이 말하는 정체성의 진실"

기억과 정체성 – 데이비드 흄과 현대 뇌과학이 말하는 ‘나’의 실체
기억과 정체성 – 데이비드 흄과 현대 뇌과학이 말하는 ‘나’의 실체

1. '나'는 존재하는가? – 정체성에 대한 오래된 질문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철학의 기초이며, 동시에 인간 존재의 본질을 겨눈 가장 깊은 탐구입니다. 하지만 이 단순해 보이는 질문은 수천 년 동안 철학자들을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해 기존 철학적 이론을 뒤흔든 인물이 바로 데이비드 흄(David Hume)입니다. 그는 우리가 믿는 ‘자아’라는 것이 사실은 착각일지도 모른다고 주장했습니다.


2. 데이비드 흄의 충격: 자아는 환상이다
흄은 18세기 스코틀랜드 계몽주의 철학자로, 경험주의와 회의주의의 대표 인물입니다. 그의 주장은 간단하면서도 파격적입니다.

“나는 어떤 '자아'도 경험한 적이 없다. 내가 아는 것은 오직 감각과 기억, 인상들의 흐름뿐이다.”

흄은 우리가 ‘자아’라고 믿는 것이, 실제로는 연속된 인상(impressions)과 관념(ideas)의 모음에 불과하다고 봤습니다. 감각, 기억, 정서, 생각 등 수많은 심리적 상태들이 빠르게 지나가며 일어나는 것을 우리는 착각하여 ‘지속적인 나’로 여긴다는 것입니다. 즉, ‘나’라는 실체는 존재하지 않으며, 끊임없는 경험의 흐름에 불과하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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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현대 뇌과학의 증언: 기억은 변하고, 자아는 조작된다
놀랍게도, 현대 뇌과학의 발견들은 흄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최근 신경과학자들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밝혀내고 있습니다:

● 기억은 고정된 것이 아니다
우리의 기억은 끊임없이 재구성됩니다. 어떤 사건을 떠올릴 때마다 그 기억은 다시 쓰여지며, 왜곡될 수 있습니다. 즉, 과거는 고정된 ‘진실’이 아니라 뇌의 작업 결과물입니다.

● 기억과 정체성의 상관관계
자신에 대한 일관된 이야기를 구성하는 핵심 도구는 기억입니다. 그런데 기억이 변한다면 정체성 역시 안정적이지 않게 됩니다. 치매 환자나 기억 상실증 환자의 경우,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일이 빈번합니다.

● 자아는 뇌의 서사 구조물
뇌는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구성합니다. 이 '내러티브 자아(narrative self)'는 마치 소설을 쓰듯 자신을 구성하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언제든지 편집되고 삭제될 수 있는 가변적 구조입니다.

4. '지속된 나'의 신화: 뇌가 만드는 환상
이쯤 되면 ‘나’란 존재가 뭔가 매우 불안정한 것으로 느껴지지 않으신가요? 우리는 흔히 ‘나는 어제의 나와 같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뇌는 하루에도 수십 번 스스로의 이야기를 편집합니다. 아침의 감정, 점심의 사건, 저녁의 기억은 모두 다르고, 그때마다 '나'는 달라집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모든 것을 하나로 연결짓고 싶어 하기에, 뇌는 자아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이야기’를 꾸밉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의 뇌가 사회적 존재로 살아가기 위해 필수적으로 만들어낸 가상의 줄기줄입니다. 즉, 우리는 실재하는 ‘자아’보다는, '믿고 싶은 자아'를 살아가고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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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흄과 현대 뇌과학의 만남: 철학은 지금도 유효하다
데이비드 흄은 18세기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남긴 자아에 대한 통찰은 현대 뇌과학자들의 실험적 데이터와 맞닿아 있습니다. 철학이 공상적인 사유가 아니라, 오늘날 과학의 가장 날카로운 질문과 손을 맞잡을 수 있다는 증거입니다.

이러한 흐름은 ‘철학 없는 과학은 방향을 잃고, 과학 없는 철학은 공허하다’는 말을 떠오르게 합니다. 흄은 뇌과학적 실험이 없던 시대에 ‘자아가 없다’고 주장했고, 오늘날 과학은 그 주장을 점점 더 정교하게 검증해주고 있습니다.

 

[삶을 깊게 하는 인문학, 철학 14] 베르그송과 현대 뇌과학이 말하는 기억

"왜 우리의 기억은 매번 달라질까 – 심리철학과 뇌과학이 말하는 ‘기억의 역설’" 기억은 과거의 복사본인가? – 베르그송과 뇌과학이 밝힌 기억의 진실 이런 순서로 글을 씁니다.1. 기억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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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그렇다면 나는 누구인가?
결국,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대답은 더 이상 단순한 철학적 명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뇌의 구조, 기억의 역동성, 자아 내러티브의 구성 방식이라는 복합적인 퍼즐입니다.

‘나’는 고정된 실체가 아닌, 시간 속에서 구성되고 해체되는 이야기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매일의 선택과 경험을 통해 ‘나’를 다시 쓰고 있는 셈입니다. 정체성은 찾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고 가꾸는 것이라는 말이 이 지점에서 유효하게 다가옵니다.

맺으며: 나는 결국, 기억하는 나다
데이비드 흄은 '자아는 없다'고 했지만,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기억하고, 관계를 맺고, 나를 설명하려 노력하는 한, '나'는 계속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정체성은 단단한 돌이 아니라, 흐르는 물처럼 순간순간을 지나며 만들어지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다음 편 예고
[삶을 깊게 하는 인문학, 철학 제11편]
“시간은 존재하는가? – 하이데거와 양자물리학이 말하는 ‘지금 이 순간’”
시간의 본질은 무엇인가? 우리가 사는 ‘현재’는 과연 실재하는가? 철학과 물리학의 대담한 통찰을 통해 시간의 개념을 다시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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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데이비드 흄, 『인간 본성에 관한 논고』
Antonio Damasio, 『나는 내가 만든다(The Feeling of What Happens)』
Stanislas Dehaene, 『의식이라는 수수께끼』
뇌과학 저널 <Neuron>, <Nature Neuroscience>
BBC Documentary “The Brain with David Eagleman”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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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제작자의 경험과 참고자료 발췌 편집, 이미지 자체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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