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을 응시하는 성찰, 살아 있는 감동, 잊지 못할 문학적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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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을 비추는 거울, 문학 속 자아의 여정 – 윤동주·장영희·오정희 작품으로 만나는 삶의 깊이

삶의 한순간, 마음이 조용히 흔들릴 때가 있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는 쉽게 지나쳐버릴 감정들이 문학이라는 거울 앞에서는 선명하게 비춰집니다.
오늘 소개할 시, 수필, 소설은 모두 우리 내면의 깊은 곳을 바라보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윤동주의 「자화상」, 장영희의 수필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그리고 오정희의 단편 「유년의 뜰」은 각기 다른 형식으로 같은 본질의 메시지를 건넵니다.
우리 존재의 고요한 울림, 그리고 삶의 기적에 대한 문학적 성찰입니다.

1. 시 – 윤동주 「자화상」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나는 나를 바라본다."

윤동주 자화상
윤동주 자화상


윤동주의 「자화상」은 자기 고백적 시의 전형으로,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는 고독한 성찰의 기록입니다.
시인은 우물이라는 상징을 통해 '자기 자신'과의 대면을 시도합니다.
우물 속을 들여다보는 행위는 곧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는 행위이며, '부끄럼 많은' 자아, 세상을 직면하지 못한 내적 고뇌를 상징적으로 드러냅니다.

이 시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한 자아 인식에 그치지 않고, 그 인식 속에 사회적 양심과 존재의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윤동주는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투명하게 응시하고, 그 부끄러움까지도 정직하게 고백함으로써 '정결한 영혼'의 상징이 됩니다.

해설 및 감상

"우물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건… 내가 아직 살아 있기 때문이다."
이 시는 읽는 이로 하여금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듭니다. 
우리 모두는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자화상’을 그려야 할 순간을 맞이합니다. 
윤동주는 그 자화상을 통해 우리에게 거짓 없이 살아가는 삶, 존재의 본질에 대해 묻습니다. 
무겁고 서글프지만, 그 진실성은 오히려 따뜻합니다.

2. 수필 – 장영희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사는 게 기적이다. 우리는 매일 기적 속에 산다."

장영희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장영희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장영희 교수는 소아마비로 인해 장애를 안고 살았고, 후천적으로도 암과 같은 질병을 이겨낸 이력이 있는 인물입니다. 그녀의 수필집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은 단순한 회고가 아닌, 진정한 생존의 찬가입니다. 특히 제목이기도 한 이 글은 그녀가 세상과의 관계 속에서 ‘기적’이라는 단어를 어떻게 발견했는지를 서정적이고도 단단한 어조로 서술합니다.

그녀는 "비 오는 날에도 햇빛을 찾는 연습을 했다"고 말합니다. 장애인으로서 살아가는 일상은 무수한 장벽과 아픔이었겠지만, 그녀의 글에서는 그 고통이 아닌 ‘감사’가 중심을 이룹니다.

해설 및 감상
장영희의 문장은 우리에게 조용히 말합니다. "그냥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축복이다."
이 수필은 삶이 얼마나 연약하면서도 위대한지를, 그리고 우리가 사소하게 여겼던 일상이 얼마나 기적 같은지를 일깨워 줍니다. 장영희는 육체의 불편함보다도 ‘마음의 자유’를 갈망했고, 글을 통해 그 자유를 획득했습니다. 이 글을 읽고 나면, 내일을 걱정하기보다 오늘의 햇살에 감사하게 됩니다.

3. 소설 – 오정희 「유년의 뜰」

"잊히지 않는 풍경에는 반드시 잊히지 않는 감정이 함께한다."

오정희 유년의 뜰
오정희 유년의 뜰


오정희의 단편소설 「유년의 뜰」은 그리움과 상실, 그리고 어린 시절의 상처가 섬세하게 그려진 작품입니다. 주인공은 유년 시절을 보냈던 외가와 그 정원을 기억하며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마치 어릴 적의 한 장면처럼 잔잔하고 섬세하게 이어지는 문장들은, 독자에게도 유사한 ‘자기 유년’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작가는 외가 정원의 감나무, 담벼락, 햇살 속의 꽃들처럼 작은 사물과 풍경을 통해 내면의 감정을 응축시킵니다. 특히 그 정원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주인공의 감정이 깃든 상징적 공간으로 작용합니다. 그 뜰은 무언가를 잃어버린 슬픔과 동시에, 한없이 따뜻했던 과거를 품고 있습니다.

해설 및 감상

「유년의 뜰」은 우리가 떠나온 과거의 시간을 복원하는 한 편의 아름다운 기억의 회화입니다.
기억은 때때로 슬프고 때때로 찬란하며, 그 가운데 우리는 자신을 형성합니다. 오정희는 세심한 필력으로 '기억의 감정'을 형상화하고, 독자로 하여금 마음속에 아직 남아 있는 '그 뜰'을 다시금 걸어가게 합니다. 이 작품을 읽은 후, 잊고 있던 유년의 따뜻한 공기와 소리, 감정을 되찾은 기분이 듭니다.

마무리: 내면의 거울 앞에서, 문학과 함께

오늘 소개한 세 편의 작품은 모두 '자기 응시'라는 키워드로 연결됩니다. 윤동주의 시는 내면을 정직하게 마주하는 일의 어려움과 가치, 장영희의 수필은 살아 있는 매 순간의 기적을 깨닫는 희망, 오정희의 소설은 과거와 기억이 우리 정체성에 미치는 깊은 영향력을 조명합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아마 지금, 삶의 한 장면에서 멈춰 섰을지 모릅니다. 때론 삶이 버거울 수도 있고, 지나온 시간이 아프게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 문학은 조용한 위로가 됩니다. 내면을 울리는 한 줄, 한 문장이 우리를 붙잡아 주고, 나아갈 힘이 되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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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 예고
마음을 울리는 시·수필·소설 추천 ⑤
시: 기형도 「질투는 나의 힘」 / 수필: 나태주 「풀꽃처럼 살다」 / 소설: 김승옥 「무진기행」
‘그리움과 존재의 미로 속에서 만나는 감정의 깊이’라는 테마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출처
윤동주, 「자화상」,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장영희,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샘터
오정희, 「유년의 뜰」, 『유년의 뜰』 수록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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