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귀한 말씀
“여호와는 그 거룩한 전에서 잠잠하라 하시니라.” – 하박국 2장 20절
세상 만물과 우주 전체를 ‘신의 현존’으로 본 스피노자의 관점은 이 구절을 떠오르게 합니다. 하나님은 인간을 포함한 전체 세계 속에 충만히 계시며, 그분의 현존은 결코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바로 ‘안에’ 존재합니다. 우리가 침묵할 때, 비로소 우주와 신, 존재와 자연이 하나라는 진리를 바라보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자유롭다고 느낍니다. 우리는 생각하고 선택하며, 자신만의 뜻을 따라 살아갑니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요? 혹시 우리의 자유는 착각은 아닐까요?
17세기 유럽, 철학의 중심에서 이 질문에 답하고자 했던 사상가가 있었습니다. 그는 바로 바뤼흐 스피노자입니다. ‘모든 것은 하나다’라는 단 한 문장으로, 그는 신과 세계, 자연과 인간, 정신과 육체를 완전히 새롭게 바라보는 철학의 세계를 열었습니다.
오늘은 데카르트의 이원론을 넘어선 스피노자의 철학을 통해, 우리가 믿어온 자유와 인간 존재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모색해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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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노자의 철학: 신과 자연, 인간의 자유를 다시 묻다"
1. 데카르트의 그림자에서 나온 철학자
스피노자의 철학은 데카르트의 이원론에 대한 비판에서 시작됩니다. 데카르트는 '정신'과 '육체'를 분리했지만, 스피노자는 이 분리를 거부합니다. 그는 모든 존재는 하나의 실체(Substantia)에서 나왔다고 주장합니다. 그 실체는 곧 ‘자연(natura)’이며, 동시에 ‘신(Deus)’입니다.
이 관점에서 신은 자연과 분리된 초월적 존재가 아니라, 자연 그 자체이며, 인간도 신의 일부분입니다.
이 사상은 곧바로 당시 기독교 사회에서 ‘이단’으로 간주되었습니다. 그러나 스피노자는 꿋꿋이 “자연 속의 신”, “신 안에 있는 모든 것”이라는 개념을 밀고 나갑니다. 신은 모든 것의 원인이며, 그 모든 것이 동시에 신의 표현이라는 것입니다.
2. 신과 자연은 하나다 – 범신론의 철학
스피노자의 가장 혁명적인 주장 중 하나는 바로 **‘신 = 자연’**입니다. 그는 이를 두 가지 방식으로 설명합니다.
- Natura naturans(자연을 만드는 자연): 신의 능동적 본질. 존재를 생성하는 원천.
- Natura naturata(만들어진 자연): 우리가 감각하는 세계, 존재하는 모든 것.
즉, 신은 외부에서 명령하거나 통치하는 존재가 아니라, 그 자체가 모든 존재의 근원이며, 안에서 움직이는 원리입니다. 그 때문에 신은 자연과 별개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기도한다고 자연의 법칙이 멈추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3. 자유란 무엇인가? – 결정론과 참된 자유의 정의
스피노자에게 있어서 자유란 ‘원인 없이 선택하는 능력’이 아닙니다. 그는 오히려 세상의 모든 것은 인과관계에 따라 움직인다고 말합니다. 이 말은 곧, 우리가 '자유롭다'고 느끼는 것도 그 배후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자신의 본성을 인식하고, 인과에 따라 움직일 때 우리는 진정 자유롭다.”
자유란 충동이나 감정의 노예가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존재 원인을 깨닫고, 그에 따라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자연의 법칙’에서 벗어날 수 없지만, 그 법칙을 이해하고 조화롭게 살아가는 것이 진짜 자유라는 것입니다.
4. 왜 지금, 스피노자인가?
오늘날 우리는 인간 중심적 사고에 익숙합니다. 인간의 의지, 선택, 감정, 자유가 모든 것의 기준이 되는 사회에서 살고 있죠. 그러나 환경 위기, 기술 지배, 생명 경시 현상 속에서 우리는 다시금 “인간이 전부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이럴 때일수록 스피노자의 철학은 더 큰 울림을 줍니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며, 자연과의 조화를 통해서만 참된 자유와 윤리가 가능하다는 그의 사상은, 지금 시대의 생태적 전환과도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5. 스피노자가 남긴 질문 – 영혼 없는 기계인가, 신의 일부인가
스피노자는 데카르트처럼 인간을 기계적인 존재로 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신의 형상을 따라 자유의지를 가진 특별한 존재로도 보지 않았습니다. 그는 모든 존재를 동일하게 ‘신의 현현’으로 봅니다. 나무도, 개미도, 인간도, 우주도.
우리의 존재는 ‘신의 일부’이며, 우리가 그것을 자각할 때 비로소 평온과 자유, 기쁨이 가능하다고 그는 말합니다.
“신은 울지도, 웃지도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신을 이해함으로써 기쁨에 도달할 수 있다.”
[삶을 깊게 하는 인문학, 철학 제32편]“의심은 사유의 시작이다 – 데카르트와 근대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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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 예고
[삶을 깊게 하는 인문학, 철학 제34편] “자유의지는 환상일까? – 쇼펜하우어의 비관주의 철학과 인간 이해”
출처
스피노자, 『윤리학』
김용규, 『철학카페에서 문학 읽기』
윤평중, 『스피노자와 자유의 철학』
하버마스의 스피노자 해석 강연(2011, 프랑크푸르트대)
네덜란드 철학사 연구소 학술지, Vol.45 (2022)
◆ View the English translation. Click below.
[Humanities & Philosophy that Deepens Life ⑳]
“A Machine Without a Soul? – Spinoza’s Reinterpretation of Nature, God, and Freedom”
Introduction
We often believe we are free—making our own choices, living by our own will. But is that freedom real?
In 17th-century Europe, Baruch Spinoza posed this radical question and offered a completely new answer: all beings are not separate entities but expressions of one single substance—God, or Nature.
Today, we explore how Spinoza's philosophy challenged dualism and reshaped our understanding of self, freedom, and divinity.
Today's Bible Verse
“But the Lord is in his holy temple; let all the earth be silent before him.” – Habakkuk 2:20
This verse echoes Spinoza’s concept of an immanent God—dwelling within all existence. In silence, we recognize the divine not as something outside us, but as the very structure of being itself.
1. Stepping Out of Descartes’ Shadow
Spinoza began by rejecting Descartes' dualism of mind and body. For Spinoza, all things stem from one substance—what he called Deus sive Natura (God or Nature). God is not separate from the world but is the world.
This idea, revolutionary and controversial, equated God with the totality of existence. Thus, all things—including humans—are expressions of this one divine substance.
2. God is Nature – Understanding Pantheism
Spinoza explained the unity of all things using two aspects:
- Natura naturans – Nature as creating nature (God's active essence)
- Natura naturata – Created nature (everything we perceive)
In this view, God does not intervene or command but unfolds through the laws of existence. Miracles are not violations of nature—they are misunderstandings of nature’s laws.
3. What Is Freedom?
Spinoza denied free will in the traditional sense. Everything follows from necessity. Yet, he introduced a profound idea: True freedom is understanding the necessity.
We are free when we act from reason, aware of our place in the causal chain—not when we are driven by impulse. To know ourselves is to align with the divine order of nature.
4. Why Spinoza Now?
Today’s crises—climate change, technological dominance, alienation—demand a rethinking of human centrality. Spinoza offers an alternative: humility before nature, ethical living through understanding.
His pantheism invites us to see ourselves not above nature but within it.
5. Soulful Machine or Divine Expression?
Spinoza rejected both Cartesian mechanics and religious mysticism. For him, everything is divine expression. Human, tree, star—they are all modes of the same substance.
He wrote, “God neither weeps nor laughs. But through understanding, we attain joy.” In knowing our place, we gain peace and freedom—not as external gifts, but as internal realizations.
Next Episode Preview
[Humanities & Philosophy that Deepens Life ③④]
“Is Free Will an Illusion? – Schopenhauer's Pessimism and the Human Condition”
References
- Spinoza, Ethics
- Jürgen Habermas, Lecture on Spinoza (2011)
- Kim Yong-kyu, Philosophy Café and Literature
- Spinoza and Freedom, Journal of Dutch Philosophy, Vol.45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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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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